작은 항구에서
비릿한 바다 내음
갈매기가 끼룩 거리며 날아 다니고
잔잔한 파도가
평화롭기만하다
자판을 펼치어 놓고
오고 가는 이들을 부르던 상인들
삶의 터전이였던 정겨운 곳
이곳에서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외침도 없고 흥정도 없네
한마리 생선이라도 더 팔고자
길손들을 붙잡던 그들의 모습도
보이질 않는다
현실에 맞게 새로이 마련 된
건물 안에 갇히어 버려
정이 떠나간 자리 일 뿐이다
그와 함께 거닐던 곳을 되 짚어 보는데
그 자리가 낯설 뿐
기억 조차 가물 거리게 한다
현실에 밀려
말끔히 정리된 부두
삭막한이 감도는건 나만의 생각이였는지
기억속에서 달아나 버린 자리에서
기억을 찾으려 애를 써본다
아아
저기쯤 였을거다
내게 따스함을 전 해주던
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
세월이 사라지는 것만 아니구나
모든 것이 다 변하고 사라지니
그 자리라 찾아 온 곳이
아무런 기억도 없이 빈 곳이다
잃어버린 것들을 찾으려 했는데
무심한 시간은 모든걸 다 덮어 버렸다
빈 항구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돌아 오는 길은
세월이 가져간 껍데기를 붙잡은
나에게 책칙이라도 하는지
허무를 말 하는가
禮恩朴仙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