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마시러
쓸쓸한 벤치에 앉아
우수가 배인 고독과
사색을 즐긴다
풀벌레 울음소리 따라
살그머니 영글어가는 가실
들꽃은 바람에 흔들거리며
가을을
연모하는 마음이 아리다
뜨거운 영혼 한 컨에는
알알이 영근
고독이 너울거리며 춤추는데
촉촉히 젖은 눈가에
아슴아슴 떠 오르는
그리운 님
혼자만의 비밀을 지우려니
허虛 한 바람이 씁쓸하다
획 劃 하나 쯤 남겨 둘까
禮恩 朴仙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