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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계절은 속절없이 흐르고세월은 머물던 자리엔새하얀 서리가 내려 앉았다이제야알 것 같은건계절은 머물지도 돌아오지 않는다세월이 떠난 자리에는 조바심은 시간 따라 보내고환하게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가빛나며 함께 자리했으면...늘 습관처럼결심했던 것들을 하나씩 펼쳐 보니빛나게 이룬것이 없어때론 허무만 자리 했었지하나씩 지워가는 시간 속에서소중하게 남겨둔 명품들...그것들이 내게 준 기쁨만이라도난 소중히 간직하리아주 느리게 서두르지 말고최후가 빛나지 않더라도그날을 위해 조심스럽게다가가 고백하리라빛나는 별들처럼 아름다운 날들을 함께 해 주어 참 고맙고사랑했노라고.

불암산 자락 2025.12.06

파묘

긴 세월,편안히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쉼하시던 부모님후손의 길을 위하여마음 아픈 결정을 내렸습니다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눈물을 삼키며 모든 걸 내려놓고축문을 읽어 내려갔습니다이제, 부디 편히 가시라고...불효한 자식의 마음은서러움과 하염없는 눈물이 되어빗물에 섞여 흘러내립니다아무리 세상 유행처럼 번진다 해도파묘라는 이름 아래이 불효의 무게를 어찌 다하리이까이제는찾아가 뵐 자리조차 없습니다그 오랜 세월우리는 의무와 책임으로만그 길을 걸었는지요..그래도고단한 삶 속에서도 정성을 다해찾아뵙곤 했습니다.요즘 세상 이야기를 들려드리며잠시나마 웃음을 나누던 그 날들...이제는메아리도, 말씀도 들리지 않지만그 자리에 스며드는따스한 바람 한 줄기,그것이 부모님의 위로인 듯내 마음을 감싸줍니다.

불암산 자락 2025.10.12

가을빛 눈웃음

살포시 번지는 미소그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그 안에 어느새너의 엄마가 피어 있다햇살처럼 부드럽고봄물처럼 맑은 그 웃음나는 그 속에서어여쁜 너를 다시 사랑한다하루의 틈새마다불현듯 네 생각이 스치면마법처럼내 곁에 와 있는 듯굳은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나의 작은 똥강아지오늘도 한 아름 웃음을 품고너의 집으로 돌아갔겠지가을 햇살처럼 포근하고가을 바람처럼 잔잔한너의 눈웃음 하나에내 마음은 다시 꽃이 된다.

불암산 자락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