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은 가락지

예은박선순 2004. 1. 31. 09:05
 
      오래전에 나의 지주가 되기를 원 하며기도를 하면서은가락지를 마추었다 나와 늘 같이 있는 남편과...돈이 없어서 은으로 가락지를 맞춘 것도 아니다 다만 내 작은 생각은 늘 소박하고 깨끗하며변치 않는 서로의 맘을 이해 하며 살고싶은 까닭에작은 징표로 내 지주가 될 수 있있으면 해서다은가락지의 효과는 정말 대단 했다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꼭 손가락에 끼고 나간다(은가락지 무게가 무려 5돈이라 투박하고 무거워 가끔씩 빼고는 한다)남편은 운전을 할 땐 아니 장거리 운전을 하게 돼면 꼭 끼고 다닌다시누이가 언니 오빤 촌스럽고 보기 안 좋으니 빼라고는 하지만 남편과 내게는 퍽 소중한 의미를 달고 있기에 그런 소리 말라고 시누이에게 의미를 얘기 했다제작년 여름 휴가가 끝나갈 무렵남편은 강원도에서 큰 사고가 났다 차가 낭떨어지로 떨어졌으니... 그런데 이상한것은 옆조수자리에 탄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남편은 척추가 눌러앉아 꼼짝을 못 하게 돼고..차는 폐차를 시키고 현장을 가 본 나는 아연실색을 할 노릇이였다바퀴 하나만 잘못 돼었다면 그날에 사고가 내 남편과 같이 있던 분을 멀리 저 세상으로 데려 갔을 것이 보였기에...정말로 하늘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들이 살아 남지를 못 했을덴데..더구나,남편은 안전 띠도 안 차고 졸음 운전을 하고 있었단다문제는 전날 술 한 잔도 과 했구....어찌나 얄밉고 화가 나는지 그날은 소 울음처럼 울음만 삼키며 터트리기를 몇번을 반복하고 난 정신을 차리고문제 해결에 나섰다또 문제는 보험을 안 들었던 것이 큰 걸림돌이였다.옆자리에 탄 분이 아산중앙병원에서 별문제 없으니 퇴원을 하라 해서퇴원을 하는데난 내가 그날 가지고 있던 돈을 쥐어 주며 위로의 말을 하며 보냇는데집으로 오는 도중 전화가 울려서 받아보니그가 말하기를 병원에 입원 한다한다교통사고 휴우증이야 오래가지만 해도 병원에서 문제가 없으니 귀가 조치를 한 것인데누굴 바가지 씌우려고 하나 하는 맘에 난 그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도의적인 책임은 지겠지만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면 나역시 가만 안 있겠노라하고으름짱을 놓았다 그분은 내게는 전화도 못 하더니 얼마후 남편에게 전화를 한 모양이다병원비를 더 달라고..남편이 우리집 사람이 줄 만큼 준거고 공연히 집사람 성질 건들지 말고 가만이 있으라고 했단다그후 그분은 아무말도 못하고 다신 전화도 하지 못하고 어찌됐는지는 모른다그 일이 있은후 남편은 더욱더 손가락에서 은반지를 빼지 않는다그날은 유독 은가락지를 손에서 빼기가 싫었단다 왠지모르게 더 소중하게 느껴졌단다 아마 큰 사고를 기도를 자주 하며 끼워준 은가락지 덕분인가보다 하면서정신적인 지주가 되어버린 우리의 은 가락지는 기도의 반지인 것이다지금도 내손과 남편 손엔 하나씩의 은가락지가 번쩍이고있다

'불암산 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와 그리뭄  (0) 2004.02.22
세월...  (0) 2004.02.11
그리움 한 잔  (0) 2004.01.28
공수레 공수거  (0) 2004.01.26
특별휴가  (0) 2004.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