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숲
자박자박 거니는 오솔길
단풍은 서서히 물들어 가고
스산한 바람 한 점이
나무들을 흔든다
다 물들지 못 한 잎새도 떨어지고
상수리 나무엔 품고 있던 도토리가
툭툭 떨어지는 소리에
어디서 왔는지 청솔모 한 마리가
휘둥그런 눈으로 바라 보다가
화들짝 놀라 숨어 버린다
드문드문 길섶에 핀
억새가 처량하다
이름모를 새는 사방을 둘러 보며
애닮은 소리로 무엇을 찾는지
가을 숲은 짙은 채색으로 아름답고
깊어 가는 그리움
가을 숲 만큼이나
더욱 빛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