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능소화

예은박선순 2017. 6. 16. 09:35

 

 

 

 

 

 

양반집 담에만 피던 꽃

애달픈 사연을 품고 피어난 꽃

 

붉디 붉고 화려한데

품은 연정은 가엾어라

 

담 넘어 들리는 발자국 소리

행여 임 일까 기다리는 마음

 

오늘이면 만날까

내일은 오실까

마음 조아리며 기다림

 

어이해 못 오시나

어이해 외면 하시는가

 

차라리 만나지나 말지

단 한번의 만남은 야속 하도다

 

소화의 기다림을

임은 모른 채 하니

애타는 마음 어이하리오

 

임이여 한번쯤 품어 주소서

기다림에 지친 소화는

어이 하리까

 

뭉글뭉글 피어나

뚝뚝 떨어진 꽃은

심장에 꽂힌 아릿한

붉은 선혈

 

다 피어나도 지지 못 한 꽃

시들 수도 없어

발 아래서 나 뒹굴고

오지 않는 임의 야속함이여

 

오늘도 소화는

한 번 맺은 인연을 기다리네

 

알은채 하지 않는 야속한

임의 마음에

오늘도 소화는

애간장이 타누나

 

 

 

 

禮恩朴仙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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