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새벽 한시.....

예은박선순 2001. 12. 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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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1시5분에
집 밖에서 서성 였습니다.

누가 와 줄이도 없고
기다려야 할 사람도 없었는데
무작정 한참을 문 밖에서
서성 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눈 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동공을 크게 하고 하늘을 바라보며
또 행여 아닌가 싶어 확인했죠

아주 미세한 눈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이내 기다림이 눈 이였나봅니다
조금만 더 내려라 하고 주술처럼
그렇게 입안에서 우물 거렸습니다.

한참을 꼼짝안고 서 있어도 눈은 쌓일
기미는 전혀 없더라고요.
조금은 서운한 맘을 뒤로 해야 했습니다.

아무도 지나가는 이 없는 차거운 밤
하늘도 한번 올려다 보니
그저 어둡기만 하고

뭔지 모를 외롬이 다가와
저의 두 눈엔
금새 눈물이 고이더라고요.
코 끝은 찡하고
어릴때 느낀 첫사랑이
감히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
훗~~후후후~~~~~~

이 나이에 감상이라니....
신기 하기도 하고
질리게 하기도 하더군요

중년에 사랑은 가질 수 없다고
누가 얘기 해 주었는데
중년에 사랑보다 더
소중한 첫사랑을 떠올리는 것도
꽤 괜찮은 시간이 였습니다.

저의 첫 사랑에
첫눈은 매우 재미 있는 일이 있어
아마 또 첫사랑을 떠올렸는지....

겨울 새벽에
밖에 서 있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더군요
짧은 시간이나마
아련한 옛생각도 떠 올릴 수도 있고....




2001년 12월 17일 지기 素 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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