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지하철에서

예은박선순 2001. 11. 5. 16:57















지하철에서



( 백 여 시 )







어제


세미나를 다녀 오기 위해


상계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이라서


역사내는 비교적 한가로왔습니다.


전철이 오고


난 그리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제 각기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무심히,


건너편을 바라보니


연세가 아주 많이 드신 듯 한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뭔가를 열심히 닦으시고 계셨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니.....


할머니 발 아래는물건들이


가득찬 바구니 두개가 보였습니다.


만물상?


껌, 쵸코렛,면봉,솔,장난감 등등...


행상을 하시는 분이였습니다.


햐얀 얼굴에 행상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분 이였습니다.


그리 고생을 하고 사신 분은 아니라


생각이 드는 아주 인텔리 인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다리를 쓰지 못하시는 것 이였습니다.


창동역 쯤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 오기 시작하자,


할머니는 자리를 내어 주시고 바닦에 앉아


잔돈 정리와 물건 정리를 하셨습니다.


한참을 바라 보노라니


주머니에서 라면 봉지를 꺼 내셨습니다.


호기심에 가득찬 얼굴로 바라보니


그 속엔 수건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물건을 정리후 손을 닦으시는 수건이 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할머니에 물건을 팔아 주기위해


할머니 곁 으로 다가왔습니다.


난 그저 멍하니 바라만보고 있으며


아!


저토록 청결 하고 고우신분이 어쪄다


다리를 쓰지 못 하시며


부끄러움도 져버리고 수치심 조차 내던지고


물건을 팔 수가 있을까?


아직도 내갠 허영과 허세 못된 것들이


잔득 배어 있는 자신을 보노라니


한탄스러 웠습니다.


수치심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일 찐데..


잠시나마 자신을 책칙질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한낮 허영에 들떠 현제 내가 처 한 상황도


망각한 채 살고 있는 자신을 들어다 볼수 있는


참으로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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