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왜? 가는가

예은박선순 2001. 10. 16. 15:25

짙은 푸르름은 탈색되어 가며


멋진 옷으로 갈아 입고


유혹의 손길로 날 부른다.



한 여름의 뜨겁던 열기는


벌써 싸늘하게 식어가고


부드러운 따사로움만이


내 온몸을 감싸줄것 같은데....



길가의 맨드라미 빨간빛으로


정열을 내보인다



이젠 기다림조차 힘에 겨웠는가?


코스모스는 희미하게 져가고 있네



허허로운 벌판의 허수아비는


초라한 모습그대로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빈 벌판을 지키고 있다



그렇게도 멋진 자태를 뽐내며


하늘을 날던 고추잠자리는


어디로 날아 갔을까



쓸쓸함만 더해 가는 이가을....


누가 낭만이 있다고 말했나?


가슴에 새겨진 지난날의 추억도


그 뜨겁게 사랑하던 열정도


이 가을날


함께 떠나 보낼 것 인가



넘어져 지쳐 있을때도


날 잡아 지켜주던 이도


이제는 멀리 떠나가려 하네


왜 떠나려하는가?



꼭 가야만 하는가?


날 혼자 남겨두고 가는 걸음이


그렇게도 가볍단 말인가



넌 날 혼돈으로 몰아넣고 떠나가지만


난 혼돈을 정리하기엔


아직도 미숙하단 말이다



조금만 더 내곁에 머무를 수가 없겠니...


조금만 더 날 지켜 줄 수가 없니



그렇게 떠난들


넌 내게로 또 올고 말것 같은데...


가도 너무 멀리가진 마라


내가 널 그릴 수 있는 곳에서 머물러다오



가다 힘이들고 지치면


날 그리워하며


온통 내 생각만해다오


난 언제까지나 널 그리며 기다릴꺼야!!






*** 백 여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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