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푸르름은 탈색되어 가며
멋진 옷으로 갈아 입고
유혹의 손길로 날 부른다.
한 여름의 뜨겁던 열기는
벌써 싸늘하게 식어가고
부드러운 따사로움만이
내 온몸을 감싸줄것 같은데....
길가의 맨드라미 빨간빛으로
정열을 내보인다
이젠 기다림조차 힘에 겨웠는가?
코스모스는 희미하게 져가고 있네
허허로운 벌판의 허수아비는
초라한 모습그대로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빈 벌판을 지키고 있다
그렇게도 멋진 자태를 뽐내며
하늘을 날던 고추잠자리는
어디로 날아 갔을까
쓸쓸함만 더해 가는 이가을....
누가 낭만이 있다고 말했나?
가슴에 새겨진 지난날의 추억도
그 뜨겁게 사랑하던 열정도
이 가을날
함께 떠나 보낼 것 인가
넘어져 지쳐 있을때도
날 잡아 지켜주던 이도
이제는 멀리 떠나가려 하네
왜 떠나려하는가?
꼭 가야만 하는가?
날 혼자 남겨두고 가는 걸음이
그렇게도 가볍단 말인가
넌 날 혼돈으로 몰아넣고 떠나가지만
난 혼돈을 정리하기엔
아직도 미숙하단 말이다
조금만 더 내곁에 머무를 수가 없겠니...
조금만 더 날 지켜 줄 수가 없니
그렇게 떠난들
넌 내게로 또 올고 말것 같은데...
가도 너무 멀리가진 마라
내가 널 그릴 수 있는 곳에서 머물러다오
가다 힘이들고 지치면
날 그리워하며
온통 내 생각만해다오
난 언제까지나 널 그리며 기다릴꺼야!!
*** 백 여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