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여

몹시 아팠다

예은박선순 2006. 6. 12. 15:25


온 세포조직마다
전율을 느낄 절도로 몹시아팠다
처음엔 두눈이 찌르는듯한 고통
잠을 자도 견딜 수 없이 아파오는 괴로움

목구멍엔 가래가 끓고
기침이 나고
머리는 부셔져라 아파댄다
열은 오르락 내리락
생사의 갈림길에 들어서나보다
병원에는 가야 하는데
다리는 힘이 빠져 걸을 수 조차없다
모든 것이 맘 뿐이다

죽이라도 먹고 싶은데
홀로 끓여 먹기는 싫다
참 자 좀 덜 해지면 그때 먹자
감기중 제일 독한놈을 만났나보다
사흘 밤낮을 끙끙 앓다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소금물로 우가이를 하고 정신을 차리고
밥솥에 남아 있는 밥을 푹 고아 내어
한 술 떠 넣는다
고아낸 밥알조차 까칠하다
그래도 또 퍼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살아있는 동안 먹고 힘을 내자

내가 쓰러지면 모두 힘이 들것같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희생정신이 이런 것이란 말인가
아픔이 걷이기전 밀린 빨래를 한다
세균들도 함께 깨끗이 떠나가라고.

 

060612
禮恩

'삶이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구영신  (0) 2007.01.01
  (0) 2006.09.27
주여!  (0) 2006.03.09
병원에서 딸과 엄마  (0) 2005.07.24
444  (0) 200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