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냄새를 맡으러 가야겠다
따가운 볕을 만나 무르익는 오곡
들엔 벼 이삭이 탱글 탱글 익어 갈 테고
고추 참깨 등 작물을 추수를 하고 있는 농부의 환한 얼굴을 보러 가야겠다
산에는 밤송이들이 툭툭 터 지며 얼굴을 내밀 것 이고
도토리가 뚝뚝 땅에 떨어지면 무심한 발걸음은 놀라 잠시 호흡을 하겠지
다람쥐들의 겨우 살이 준비도 바쁠것이니 그 풍경을 만나고 싶다
옥색빛 높푸른 하늘 고추잠자리의 비행
바람에 살랑 거리며 춤추는 가녀린 코스모스 이른 낙엽이 발길에 채 이고
풍성한 계절 길가다 맑은 시냇가를 만나면 발을 담그고 노래 한 구절을 불러 보리라
마을 어귀이든 산 모퉁이든 정자가 있어 거기에 앉아 들녘 저 멀리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 한 줌과 마주하며 한 줄의 아름다운 시를 쓰리라
헛헛한 마음은 가을 빛 가을 속으로 깊숙히 스며 들면 언제나 그랫듯 가을 앓이는 시작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