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봄 기억

예은박선순 2012. 3. 22. 14:30

 

 

 

 

바람은 나를 온통 흔들고

메마른 기억 속으로 스멀스멀

찾아 들어 오는 것은

차가운 기운을 말갛게

씻어 버리는 봄비일까


희뿌연 마음속 아스라이 먼 기억들은

채곡채곡 지난 영상을 돌린다

 

시냇가에서 잡던 가재

갯버들강아지의 간지러움

작은 터 사이로 고개를 내민

복수초, 할미꽃

나물 바구니 속 쑥, 꽃다지

 

함께 하던 붕우朋友들은 어디에

이제 머리는 하얗게 새어 지고

차마 말 못 하던 풋 사랑 기억들이

사르르 사라져 간다

그들의

그림자가 자꾸 밟히는 봄날
행여 소식이 바람결에 따라올까

 

 

 

030322

禮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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