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달빛을...

예은박선순 2003. 10. 11. 14:48














        달빛을.....






        싸늘한 바람이 온 몸을 휘감고
        둥그런 달빛을 처다 본다

        풍성했던 나무들도 차츰차츰
        앙상한 가지를 드리우겠지

        남은 가지가 바람에 뒤 흔들리고
        온 혼신을 다해 사랑하겠노라
        다짐 했던 사람도
        행여
        저 달빛 속에 감추어질까
        세월은 가지 말라고 해도
        어떤 의미도 없이 가기도 잘 간다


        내게서 스쳐가는 모든 것들도
        저 세월 속에 묻어버릴까.

        나 그리워 할 것은 무엇인가
        나 사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잊을 것은 잊고 지울 것은 지우며

        저 달빛을 밟으며 떠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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