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라
영변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시는 걸음걸음 뿌리 우리라
가시는 걸음걸음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진달래꽃
대표 시 소월 시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산길을 걷다
아가씨 속눈썹 같은
꽃술이
이쁘다
이쁘다
저 꽃술에
이슬이 맺힐까 걱정된다
꽃잎이 떨어져도
울지마라
맺을 수 없는 사랑이라면
곱게 곱게
가슴속에 간직한 채
떠나 보내거라
깊은 사랑이 떠나면
많이 아프겠지만
가끔은 잊을 수 있기에
견딜 수 있노라
별것도 아닌
사랑 타령에
가슴은
싸 하게 아파 오고
제 갈길로 돌아 가는
세월 속에서
까맣게 탄 그리움 조각들도
차츰차츰
퇴색 되어 가노라
다시
봄이 와 꽃이 피거든
그땐
또 사랑하리라
피고름이 나 아플 지라도
사랑하리라
곱디고운 날들을
150409
禮恩 朴仙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