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인연

예은박선순 2008. 7. 27. 21:17




        인연



        인연은 나와는 전혀 무관한
        그냥 지나쳐 갈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대는 늘 곁에 있었다





        참으로 우연한 마주침에서 시작된
        인연에 끈은 한 올 한 올 엮어 가며
        지운다 하면서도
        지울 수 없었네



        아무런 감정도 기복도 없이
        지난 필림을 돌리 듯
        그냥 스치고 지난 사람 인줄 알았다




        어디엔가 흔적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는데
        참 질긴 인연인가
        고귀한 당신의 모습
        잊으려 무진 애를 써 보았는데




        그대는 멀리 있지 않았다
        가슴에 묻어 둔 그대 인줄 알았는데
        늘 곁에서 서성이고 있었지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 때
        그대는 곁에서 용기와 힘을 실어 주었지
        살아가야 하는 의미를 잃었을 때
        그때도 왜 그대 얼굴이 떠 올랐는지....




        나 그대에게 잘못한 것이 많은가 보다
        이제 갚을 때가 된 것 같다
        하나 뿐인 생명도 달라면 주리라
        아낌없이 다 주리라
        끝없이 퍼부어 대는 그대를 위해



        080727
        禮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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