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시들한 웃음

예은박선순 2002. 5. 20. 08:43











- 시들한 웃음-




계절에 여왕이라는 오월속에


내마음 가득히 피어오른 향기가 있다


내 원하는 마음이 안개 꽃 처럼 뭉싯 피여오르는 것-----



생각이 깊으면 깊을 수록


더욱더 아련하게 안개처럼 떠오르다 희미해지는 너.





숲길을 걸어보고,호젓한 오솔길도 걸었다.


숲은 비밀의 방처럼 고즈넉하고


오솔길은 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도와주련만----




지금부터는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차단된 시간속에서 보내고 싶다


표류하고 또 표류하다가


하나에 넓판지를 잡고 안심하겠지




만져지지않는 꿈과


덧없는 희망을 보듬어 않고 있는 나.


분명 숙명적인 생각을 붙들고 있음을 본다





안개야 말로 욕망에 잔해로 내뿜어진

입김들에 잔해인가 보다


새아침 태양이 나타나면 슬그머니 뒤 꽁무니를 빼고-------


지금 그대와 난

뛰어 넘을 수 없는 간격만 길게 벌어지고 있지않는가?






어둠은 먹물처럼 진하고


너의 기억는 온 몸에 독소가 퍼지듯


슬며시 스며들며 온 전신을 마비 시키고 있다.


어쩔 수 없는 불씨는


내가슴 속에 쌓여있고


젊은 웃음이 언제라도 내게 샘 솟아난다면


-----



험란한 질곡의 세월속에 떠받들고 견디어온

내 어깨에 짐들을


이제는 내려 놓고 싶다.


나에게 씌워진 굴레를 알은채도 하기싫다


그저 씌워졌으니 담담하게 나가는 거다


형벌같은 이 시간은 왜 이리도 더디 가는가------




내가 너에게 마지막이고 싶다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너이기에


끝까지 마지막을 고집하고 있다




점점 기운이 모자라지고,


세월속에 묻어두웠던 기억조차,

희미해져 가고


이제 남은 것은


시들한 웃음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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