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정월 대보름

예은박선순 2008. 2. 20. 21:57

정월 대보름날 
뜨는 만월 뜨면 제일 먼저 보고 
소원 이루라시던 아버지
가슴에 가득찬 응어리
차마 다 풀어 놓으시지 못 하셨겠지
북에 두고온 부모 형제 또 어여쁜 아이
얼만큼이나 그리워서 
아무도 모르게 달님께 소원을 비셨을까
오곡밥과 7곱가지 나물을 꼭 챙기시며
달 뜨기전 밥 9번 먹고 
나무9번 해 와야 한다고 하시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하다 하여
눈썹이 하얘질까 두려움에 
졸린 눈 비비다  잠들고 
귀신 쫓는 날이라 해서 
댓돌 밑에 있는 신발 안에 들여놓고는 했다 
딱딱한 껍질 
부스럼 깨고 내 이름 부르며 
부럼이요를 크게 외쳐라 하시고
왜 그러냐고 여쭈으니
부스럼 안 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셨는데...
두부 동태국 김 부럼을 꼭 챙기셨지
잣에 불을 붙히시며 훨훨 타는 모습을 보시고
올해는 모든 소망이 이루어 질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올라
환희 웃으시던 그 모습이 
유독 그립습니다
그리운 내 아버지
참 많이 보고싶습니다
080220
禮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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