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당뇨병은 정복 될 수 있다
예은박선순
2004. 5. 22. 19:16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
유태우 1. 당뇨병이란? 당뇨병이란 심장병, 고혈압, 뇌졸중, 동맥경화증 등과 함께 대표적인 성인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인구의 2∼3% 즉, 약 1백만명 정도의 당뇨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는 우리의 식생활과 생활양식의 서구화와 더불어 점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은 소변(뇨)에 당(포도당)이 나온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더 중요하게는 혈액속에 당의 농도가 올라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병은 신체내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상대적으로 신체 각 장기에서의 인슐린 기능이 충분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인슐린의 절대적 혹은 상대적 결핍은 주요 에너지원인 당분의 사용에 지장을 초래하고 사용되지 못한 당분은 혈액중에 필요이상으로 쌓여 결국은 소변으로 배출되게 된다. 소변으로 다량의 포도당이 배출되면 물과 함께 배설되기 때문에 소변량이 많아지고 이렇게 체내의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기운이 없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많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한편, 당분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또다른 에너진원인 지질에도 이상이 생겨 혈중지질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혈중에 당질과 지질이 높은 상태로 장기간 경과하면 미세혈관이 막히게 되어 당뇨병의 합병증이 오게 되고 더 진행되면 큰 혈관의 동맥경화증도 초래하게 된다 당뇨병은 제1형-인슐린 의존성 당뇨병과 제2형-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으로 나누는데 4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여 우리가 성인병이라 하는 당뇨병은 주로 제2형이 된다. 제1형 당뇨병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자체의 이상으로 인슐린의 절대량이 부족한 경우인 반면 제2형에서는 췌장기능은 거의 정상이고 오히려 인슐린이 작용하는 장기(근육, 간, 지방세포등)에서 인슐린의 효과가 감소되어 생긴다.제2형 당뇨병은 비만한 경우가 흔하고 증세가 서서히 나타나 조기진단이 어렵게 된다. 2. 당뇨병의 증상 및 합병증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소위 "三多"라는 것으로서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를 들 수 있는데 그외에도 피부가 쉽게 곪는다든지, 손·발이 저릿저릿하다든지 발기부전(임포텐스)이 생긴다. 여자의 경우 냉대하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에게서는 증상이 전혀 없는 것이 보통이다. 혈당의 상당수준까지 높아지지 않으면 위에서 언급한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지만 이러한 상태로 진단이 되지 않거나 치료에 소홀하게 되면 오히려 합병증의 발생이 관과되는 수가 많아 더 위험하다. 당뇨병의 합병증은 전신에 생기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세가지 합병증이 생기는 부위로는 망막, 콩팥(신장) 및 신경을 들 수 있다. 당뇨병에 의한 망막증도 시력상실(실명)의 주요원인이 되고 당뇨병은 이외에도 백내장과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으면 콩팥의 기능이 악화되기 시작하여 처음에는 단백질이 소변에 나오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만성신부전에까지 이르게 된다. 당뇨병에 의한 신경합병증은 신경이 지배하는 모든 부위에 발생하게 되는데 사지(말초신경)에 생기면 손발이 저릿저릿하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있으며 밤에 통증이 심해 잠을 자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자율신경계에 합병증이 생기면 변비·설사·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고 요실금, 배변실금의 증상도 있으며 남성에서의 성기능장애(임포텐스)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당뇨병은 뇌혈관이나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을 초래하여 졸중과 심근경색증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어느 합병증이든 한번 발생하면 완치가 어렵다. 3. 당뇨병의 진단 이름 그대로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면 당뇨병이라 할 수 있으나 이는 부정확한 경우가 종종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혈당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아침 공복시 혈당(10∼14시간 금식한후)이 2회에 걸쳐 140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되는데 140mg/dl이하인 경우에도 경구당부하검사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으나 그리 흔하지는 않다. 공복시 혈당검사는 당뇨병의 치료에도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 목표는 140mg/dl을 유지하는 것이 된다. 4. 당뇨병은 정복될 수 있다 일단 당뇨병을 진단받게 되면 모든 성인병이 그러하듯이 완치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완치될 수 없다는 말에 실망을 하고 "이제 죽는 날이 얼마 안남았구나." 라는 불안감에 휩싸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당뇨병이 완치될 수 없다는 것은 일부 암이 소위 불치병이라는 것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물론 당뇨병을 치료하는 것이 맹장염(충수돌기염)에 걸린 사람을 수술로서 완치한다거나 빈혈이 있는 사람을 철분제재로써 완치시킬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잇을지라도 당뇨병은 정복될 수 있다.
현대의학은 당뇨병 자체를 없게 할 수는 없어도 당뇨병 환자를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똑같은 수명과 건강을 유지하게 할 수는 있다. 역설적으로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만큼 자신의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한 주기적으로 주치의를 찾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여타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더 나은 건강과 수명을 향유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당뇨병을 정복하는 길은 크게 네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식사 및 운동요법, 약물요법, 인슐린주사, 그리고 정기적인 검사가 그것이다. 정기적인 검사는 어느 치료법을 하든 반드시 따라야 하겠고 가장 근본이 되는 식이요법/운동요법이 실패하면 약물요법이 이것이 실패하면 인슐린주사가 되겠는데 인슐린주사를 맞는다 해서 병세가 더 심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의 식이 운동요법은 ① 규칙적인 식사 ② 설탕이 직접 들어간 음식을 피하고 ③ 매끼 식사에서 밥의 양을 두숟가락 줄이며 ④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것 등이다. 사실 당뇨병 때문에 병원에 가보면 칼로리나 식품교환표가 어쩌느니 하여 복잡한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는 그 실천은 커녕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때도 많다. 또한 이해했다 하더라도 평소의 식사습관과 큰 차이가 나서 장기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위의 요령은 그렇게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효과적인데 이러한 사항만 지키더라도 우리나라 당뇨병환자의 반은 정상혈당을 유지할수 있고 약이라든지 인슐린주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이 네가지 원칙을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첫째, 규칙적인 식사란 같은 양의 식사를 매일 같은 시간에 드는 것을 말하며 간식도 금물이 된다. 이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며 이것이 되지 않으면 약이나 인슐린을 계속 쓰더라도 오히려 저혈당 등의 합병증을 일으켜 해가 될 때가 많다. 둘째, 설탕이 직접 들어간 음식으로는 사탕, 초코렛,아이스크림, 과자 등이며 청량음료나 커피 마실 때 넣는 설탕도 문제가된다. 설탕을 꿀로 대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옳지 않다. 단맛이 꼭 필요하다면 인공감미료로서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밝혀진 아스파탐제제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며 이는 시중에서 '그린스위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단맛을 내는 과일은 곶감이나 건포도 등 설탕에 절인 것이 아니면 적절히 들어도 좋다. 셋째, 밥의 양을 두숟갈 정도 줄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시장기를 느끼는 것이 문제가 된다. 무조건 굶고 있는 것보다는 단백질 음식으로 보충하는 것이 좋고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등 어떤 단백질 음식이라도 좋으며 단지 기름은 반드시 발라내고 먹어야 한다. 넷째, 규칙적인 운동이란 하루 2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하는 것을 말하며, 운동의 종류로는 산소성 운동 즉, 산책, 등산,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또는 수영 등이 좋다. 당뇨병환자 중에 술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약주를 자주 들면 원칙인 규칙적인 식사가 깨지게 되고, 또한 알코올 자체의 칼로리도 높아 당뇨병에 술은 절대 금물이나 한달에 한두번 정도 드는 것은 부방하다. 또한 당뇨병환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것이 보리밥이 좋다는 것인데,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점은 이는 어디까지나 위의 네가지 원칙이 지켜졌을 때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보리밥만든다 하더라도 당뇨병은 조절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당뇨병 진단을 받자마자 처음부터 약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으나 아무리 불안하더라도 최소한 2주 정도 위의 네가지 원칙을 지켜보면서 혈당이 많이 감소되어약이 필요치 않게 되는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혈당강하제와 인슐린주사는 식이/운동요법이 실패했을 때 실시하게 되는데 치료의 실패란 대체로 공복시 혈당이 140mg/dl이 넘는 것을 말한다. 약물과 인슐린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하에서 사용하여야 하는데 식이/운동요법과는 달이 저혈당이라는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 당뇨병은 예방이 중요하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서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당뇨병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을 아직 명확히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로는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은 유전적인 경향이 강하며 스트레스와 비만이 당뇨병의 발생에 기여한다는 사실과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의 발생에는 바이러스가 관여한다는 사실이다. 이외에도 부신피질호르몬을 사용했을 때나 췌장이 손상을 받았을 때도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방법만으로는 부족하며 여러가지 방법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 특히 성인중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예방대책을 잘 실행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주치의의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평생 예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당뇨병의 발생시기를 늦추고 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령이 중요하다. 첫째, 식사량을 적당히 하여야 한다. 과도한 열량의 식사를 피하라는 것인데 식사량은 적당하다 하더라도 고열량의 간식을 많이 먹으면 소용이 없다. 또한 규칙적으로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은 당뇨병을 예방하는것 이외에도 기능성 위장장애나 괌니성 대장염, 변비 등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둘째, 부신피질호르몬제 등 당뇨병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은 의사의 처방없이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관절염이나 피부염의 치료제, 밥맛내는 약 등 만병통치약처럼 남용되고 있어 문제가 된다. 셋째, 비만은 당뇨병 발생의 지름길이 되므로 항상 식사량을 살피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여 체중조절을 하여야 한다. 넷째,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여야 한다. 운동은 직접 혈당을 내리는 효과 이외에도 인슐린의 도움이 없이 혈당을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인슐린의 요구도를 줄일 수 있으며 심혈관계의 기능도 호전시켜 당뇨병으로 인한 심혈관계의 합병증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