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따라 학교에서 딸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 하는, 설문을 보냇는데 뭔 가 잘 못 쓴 것일까?
딸 아이는 절대로 규칙에 어긋나는 일을 못 하고 못 보는 아이 였지요. 그러니 의문을 가득안고 학교에 갈 수 밖엔 없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은 규칙을 어겼는데 이렇게 당당한 반성문은 첨 봤다고 하면서 웃으시더라고요
예 우리아이가 규칙을요? 네! 큰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라--- 어떤 규칙을 어겼는데요? 다름이 아니라 신입생의 교복치마 길이가 짧다는 이유 였습니다.
녀석의 반성문에는 "난 이교복에 손댄적도 없고, 그렇다고 작은 옷을 산 것도 아니고 다만 몸에 맞는 교복을 산 것 뿐 이라고---- 그러기에 저는 반성문을 써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또한 앞으로 3년 동안 어떤 규율을 안 어긴다는 보장도 없으며 다만 어기지 않으려 노력 할 것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 있는 어미 곁에 문제 있는 딸이 난 것 이지요 하하하하하~~~~~~ 다름이 아니라 설문지에 이 엄마가 딸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질문에 저는 당당하고, 멋진 여성으로 키운다는 글을 썼으니 어찌 선생님이 웃지 않으시겠습니까?
어제는 아들 녀석이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놀래지 마시고요 내일 보람이 데리고 보건소 가 보셔요 다름이 아니라, 체력 검진에서 약간 이상한 문제가 있데요 그러니 낼 꼭 보건소에 가세요
전화를 받고 허둥거리며 그럴리 없다고, 오진 일꺼라고 온갖 생각을 하고 조상대대로 까지 올려보았습니다!
아니 뭔소리야! 폐결핵증세라니------ 우리 조상이나 시가 쪽 아무도 그런사람이 없는데 다들 건강하게 사셨는데----
도대체 알 수 없는 일이 였습니다. 분명 오진 일꺼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눈물이 흘렸습니다
남의 말 할때는 별것 아니라고 위로도 잘 하던 내가 막상 닥치니 기가 막힐 노릇 이였습니다.
학교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하고 내일 일찍 병원에 다녀 와야하니 그렇게 아시라고 일방적인 말만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녁 9시쯤 녀석이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학교로 데리려 오라고 눈치를 챘을까봐 조마조마 하면서 녀석에게 물었지요. 선생님께서 뭔 말씀 하시더냐고------- 아니 왜? 그냥 뭔문제 있어? 그래 너 체력 검사결과 아프데---
내가 왜? 이렇게 건강한데, 잘 먹고, 열심히 공부하고 하는데 무슨 소리야?
너 잘 안 먹어서 병났데---- 뭔 소리야 난 잘먹어 엄마 어디에 병이났어? 그냥 그렇게 알고 낼 병원에가자
안돼 나 낼 모이고사야 또 무슨 병인줄도 모르고 그리 급하지 안으면 담에 가요
급해 너 정말 고약하게 말 안듣지? 그러니까 무슨병이냐니까?
한참을 입씨름하다 말 했지요 아들녀석이 딸 얘 에겐 암말 말고 그냥 병원에 데려가라 했는데 말하고 말았습니다.
너 안먹어서 생기는 병 알어? 폐쪽에 이상이 있데 응? 폐결핵이래? 그래----- 이구 엄만! 그것은 병도 아녀 옛날 생각만하고 사네 요즘은 다 고쳐 난 또----- 하하하하~~~~~~
더 당당하게 말해야 하는 엄마는 눈물이 흐르고 예민한 반응을 보여야 하는 딸은 웃음으로 답했습니다 정답을 알고 있는 딸은 엄마 그러니까 나 한테 잘해 하면서 제게 더 많은 요구를 합니다.
고3 이라고 언제나 예민하고 투정 투성이인 딸이 이 엄마보다 더 당당 하다니----
어찌 이 모양일까? 난 정말 심각 했는데---- 내가 바보일까? 정말 당당하고 씩씩한 딸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