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걷기 3일째


물만 먹어도 살 찌는 것이 사실일까
몸은 부쩍 불어 나고
없던 성인병도 끼어 들고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내가 서 있다
남들 보다 더 움직인다 생각 했는데 (하루 최소 7,000~15,000)
날로 평수를 키우는 나
한심스러운 몸뚱이를 혼자 조롱하네 남들이 보았을 때는 더욱 우스운 모습이리라
장난 삼아 나의 몸매를 알고 싶다면 엄지 손가락이라 했는데
이제는 정말 엄지척이다
키 작고 배 나오고 뚱뚱한 나
아프지 않다면
별 걱정 안 할 터 인데 문제가 많다
처음은 불암산 폭포롤 볼려 살짝 산 중턱 쯤 올랐는데
슬슬 욕심이 발동한다
녹음이 짙은 팔월 산 속으로 들어가면 싱그러움이 전 해온다
눈을 이리 저리 굴리며 난 내 먹잇감(야생화)을 찾는다
땀에 범벅이 된 것도 시원한 바람 계곡 물 한 줄기에 씻기어 가고 이제는 돌아 가려는데
친구는
둘레길을 걷자 하네 따라 나선 길
둘레길은 말만 둘레길이지 나에게는 힘든 시간이다 특히 왠 계단이 그리 많은지
관절도 시원치 않건만 접었다 폈다 제일 싫어 하는 길이기에 양쪽 계단이 없는 곳을 택 하지만 계단은 피할 수 없다
유독 땀을 많이 흘리는 나로서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친구를 따라 가다
그만 소리를 질렸네 "아주 날 잡아라" 하고
그런데 친구 왈 "요위에 가면 시원해 천천히 와"
젠장 산 타는 사람들 모두가 하는 똑 같은 소리 거의 다왔다는 말과 같지 않는가
뒤 돌아 가고 싶은 마음 뿐 이건만
그래 조금만 참자
헉헉 거리며 올라선 계단 끝에는 쉴 수 있는 나무 바닥이 있지 않는가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휘 감으니 땀방울이 사그러 든다
옥수수 하나와 약초물을 전하는 친구의 배려가 고맙다
간식 후 멀리 바라보니
발아래 경치가 아름답다
더 수락산 쪽으로 가고 싶은 친구
내게 배려하느랴 하산 하자네
언제나 내게 마추며 배려하는 친구
이젠 살살 둘레길을 걸으라네
뚱뚱하다는 말 보다
나의 건강을 더욱 걱정하는 친구
이런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이 내게는 축복이다
힘든 여정속에서도
한 줄의 아름답고 멋진 날을 적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