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가을은 영글고
예은박선순
2017. 10. 25. 21:41
가을은 영글고
들뜬 맘 으로
가을을 맞이 했는건만
이가을은 벌써 떠날 준비를 한다
아직도 준비 되지 못한 감성은
찬바람을 여미며
다른 계절 앞에 수긍 해야 하는지
나뭇 가지에 하나 둘씩 떨어지는
낙엽이 가는 길은
그리움이 지쳐 가는 가
향그런 시간들이 화려함에 묻힐 때
추억 하나가 히죽 거린다
너를 보내는 마음은
통증 하나가 쓰라리게 솟아 오른다
차츰 차츰 스러지는 상념의 시간
오롯히 이계절을 붙들고 싶어
몸부림으로 반항 하지만
오색 찬란한 날들 풍요도
헛된 웃음으로 날려 보내야 하는지
엉크러진 가슴을
날을 세워 붙잡고
헉헉 거리며
고립된 나를 세우려 하네
바람 한 점에도 비틀거리고
날숨을 들이키며
이 계절이
잊어질까 잊어질까
아찔한 순간 마다
흔들리지 말자 하고
무덤덤히 걸어 온 길 끝에는
인연의 길이 예까지라
고백 하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