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박선순 2017. 6. 11. 07:29

 

 

 

며칠째인가

칠흙같은 밤을 제대로 잘 수 없다

자다가 눈을 뜨고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음탕한 손전화에 매달림

 

좀 더 자자고 눈을 감고 보이지 않는 별을 헤아리고 숫자를 거꾸로 세어 보고

눈동자 움직임도 내려 놓아도 어찌 된일인지 잠 커녕 다시 전화기다

 

내 몸에서 멀리 놓아 본다 지쳐 갈 무렵 긴 하품이 잠을 유도 하나 하지만 어느결에 곁에 와 있는 요물이 어지간하다

 

떼어 놓는다며 잠 든다며 이리저리 뒤척이며 시간을 본다고 다시 집어든다

이런•••

요망한것

 

의식적으로 다시 멀리 떼어 놓는다

이 못된 습관

나의 사단

나의 적

멀리 떨치고

깊은 나락 속으로 들어 가자 토닥였건만 이제

움직일 시간이 오고 있는데

밝게 깨어났던 눈동자가 스르르 잠을 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