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면
곱고곱던 날들은 잊은지 오래고
이제는 세월에 훈장일까
자꾸만 늘어가는 잔주름
머리에는 하나
둘씩
제 자리를 잡기 위해
빛좋게 흰머리는 삐쭉 내민다
아무리 뽑고 염색을해도
당당하게 내미는 흰 머리
세월에
흐름에 당할자 누구랴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고
이리저리 둘러 보니
두리뭉실한 모습이여
오호
통제로다
조금이라도 편한 마음으로
거울앞에 서 있어도
아무런 포장없이 보여주는
네가 참 싫다
그래도 당당하고
우아한
여인으로 남고 싶은데
아아
어쩔수 없는 모습에 기가 죽네
2005.10.06
禮恩